2014년 7월 30일 수요일

877버스 타고 만리장성 가기

어제 비행기 출발 지연으로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밤 10시경이었다.

둘쨋날인 오늘. 보고 듣기만 한 만리장성에 직접 가보기로 결정.

호텔에서 리무진 서비스도 있고, 단체 투어를 신청하는 방법도 있지만 내마음대로 다니는게 마음이 편해서 내맘대로 방법 선택.

일단 호텔에서 지하철역이 멀어 877버스를 탈 2호선 지수이탄 지하철 역까지 택시를 탔다. The Emperor 호텔부터 지수이탄 지하철역 A출구 까지 가는데 꾀 먼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25위엔쯤 나왔다. 방향을 잘못타서 그랬지 택시는 '빈차(공차)'사인을 돌리는 순간 미터기가 돌아가는 훌륭한 시스템이었다. 예전에 태국 코사무이에 갔을 때는 관광객이 많이 타는 것을 알고 택시 기사들이 미터기를 숨겨 놓고 흥정을 통해 운행하는 것을 경험한지라 호텔에서 택시가 by meter 냐고 확인까지 하고 길을 나섰다.

지수이탄 A출구를 둘러보자 만리장성 팔달령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을 안내하는 사인을 보았다. 덕승문까지 600m 걸어가라고 있었다.

생각없이 덕승문을 향해  걷던 중.
어라. 줄을 발견했다. 팔달령으로 가는 919(기억 안남)과 877버스를 타는 곳이란다. 안내판이 붙어있고 운행 시간은 정오 까지라고 되어있다. 우리 앞 뒤 모두 중국인이 있어 어눌한 중국어 발음을 동원하여 빠다링 877? 했더니 YES란다. 뭐 줄도 길고 버스 정류장도 맞고 하니 줄을 서서 기다렸다.

그.런.데 버스가 좀처럼 오지 않고 버스기사처럼 생긴 사람들이 중국인 일행들한테 뭐라뭐라 흥정을 하여 자기내 버스를 태우는 것 같다.

이건 좀 아닌데...생각하며 나는 일단 서 있고 우리 물개님을 시켜 좀 더 가보라고. 뭔가 이상하다고. 진짜 정류장이 아닌 것 같다고 하였다.
약 3분이 지나자 저 멀리 물개님의 손짓이 보인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덕승문 발견!
그래... 중국인이 쪼맨한 가정집 문 같은걸 가지고 門자를 붙여주지 않았으리. 덕승문은 광화문보다도 컸다. 


문제는 줄이 어마어마하게 길다. 호텔에서 9시 좀 넘어서 출발하여 제대로 된 877 버스 탑승장까지 왔는데...줄이 엄청 길다. 정말 길었다. 그런데 난 이런 줄, 아니 더 심한 줄을 지난 겨울에 경험했다. 설연휴 기간에 대만 지우펀에 갔다가 타이페이로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위해 섰던 줄. 버스를 타고 내려오며 줄이 긴 것이 신기하여 동영상으로도 남겨놓았던 그 줄. 그리고 얻었던 교훈, 중국 명절에 여행하지 말자.

줄이 긴 것에 비해 빨리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버스를 탑승한 것은 오전 11시. 우리 앞에서 줄이 딱 끊겨 다음 버스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탑승하여 팔달령으로 달렸다.
1시간 30분 가량 간 것 같은데 잠을 자느라 기억에 없다. 눈을 떠 보니 팔달령 슬라이딩카 매표소였다. 사통팔달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는데... 산밖에 안보여

나는 홀몸이 아닌지라 캐이블카를 타기로 결정. 하지만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 위해 약 1.8km를 걸어야 했다. 다행이 이정표가 잘 되어 있었고 도중에 한 번 들린 화장실이 굉장히 쾌적한 최신식이었다.


케이블카로 가는길엔 해가 중천에 있어 매우 더웠다. 어제 밤에는 그렇게 폭우, 번개가 몰아치더니...

몸에 썬크림을 바르지 않은 것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아 더워더워. 캐이블카 타는 곳에서 얼음물을 사 먹었다. 물을 한번에 여러 병 살 수 있었으나 짐 만들기 싫어서 다 먹으면 그 때 그 때 사먹기로 했다.

캐이블카는 빠르고 또 짧았다. 
나를 나름 정상에 데려다 주었으나 진짜 정상은 만리장성을 쫌 밟아야만 갈 수 있다. 
짧은 거리였지만 매우 힘들었다. 
스키 슬로프 같다고 할까... 멀리서 볼때는 경사를 느낄 수 없는데 직접 경험해보면 엄청 가파른.
꼭대기 까지 오르는데 가파른데다 사람이 너무 많이 위에서 누가 넘어지면 우르르 도미노처럼 사고가 날 것 같았다. 그래서 난간을 꼭 잡고 한발짝 한발짝.

특히 중국인들은 관광지에서도 양산을 많이들 쓰는데 주변사람을 찌르던 말던 별로 상관하는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얼마나 목소리들이 크신지.

오만가지 생각이 떠오르는 만리장성
길다, 어떻게 쌓았을까, 대단하다, 한심하다(?), 중국사람들은 이걸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엄청 구불구불하다, 그렇게 흉노족이 두려웠을까, 벽돌은 어떻게 만들어 왔을까, 여기 만리장성 만들러 온 사람들은 왜 끌려왔을까, 캐이블카 타길 잘했다, 사람 진짜 많다.외국인 안와도 관광산업 문제 없겠다. 기타 등등

나는 왕복 캐이블카 티켓을 구매하여 내려올때도 케이블카로 씽씽
다시 877을 타기 위해 한참을 걸어야했다. 중간에 쾌적해 보이는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로. 메뉴는 KFC. 버거를 시켰는데 채소가 적다. 그래도 콜라와 함께 촵촵.
KFC에서 나오니 보이는 저 명언. 난 팔달령 다녀왔으!


지수이탄 역 백화점에 들러 훠궈를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간 식당이라 중국인들 밖에 없고 종업원들은 영어를 전혀 못했다. 그래도 어떻게든 훠거를 먹었다.

지수이탄에서 taxi를 타고  호텔로 도착. 오는 길은 20위안이 나왔다.
어제 너무 늦어 올라가 보지 못했던 The emperor호텔 라운지. 자금성이 보인다.



중국에서 잡히는 와이파이로는 구글도, 밴드도 들어가지지 않는다.

다 막아놨다

그래서 핸드폰 데이터를 테더링 해서 쓰는중.


바로바로쓰지 않으면 영원히 안쓰게 됨을 알기에...

만만디 인터넷과함께한 2시간에 걸친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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