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31
머리 다 안말리고 출발했는데 밖이 상당히 습하다.
그래도 출발은 상쾌하게! 여유있는 브이까지... 두시간 뒤 내 모습은 초췌 그 자체다.
천안문 광장으로 들어가는길 어마어마한 인파가 보안검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줄의 길이에 비해 빠지는 속도는 빠르지만 엄청난 인파의 사람들 속에 부대껴 한참을 서있는거 자체는 그닥 유쾌하지 않았다.
검색은 생각보다는 철저했다. 의심되는 액체가 있으면 열어서 냄새도 맡아보고 가방을 열어보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우리는 그냥 통과.
짐이 없는 사람은 별대의 문으로 통과시켜 주기 때문에 한 일행이라도 이산가족이 될 수 있다.
좁은 보안검색대 줄에서 한꺼번에 방출된 사람들이 천안문 광장부터 자금성까지 뿔뿔히 흩어지는 것 같았다.
천안문 자체는 생각보다 단조로웠고 광장은 넓었다. 광장을 중심으로 국가박물관, 마오쩌둥기념관 등이 있었으나 패스.
이미 많은 보물들은 장제스가 대만으로 가져갔고 난 지난 겨울 대만에서 고궁박물관을 관람하느라 고통을 겪었다.
천안문에서 아무렇게나 사진 한장 찰칵.
천안문을 지나 높은 단문을 지나면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티켓을 사는 곳이 나온다.
자금성을 본 감상평 - Just Big
오늘 날씨가 너무 습하고 소나기까지 예보된 상태라 한증막 같았다.
시뻘겋게 달아오른 내 얼굴. 자금성은 성 내부에 의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아무대나 사람들이 앉아서 쉰다.
특히 중국사람들은 집에서 각자 싸온 음식을 풀어 먹느라 정신이 없다.
힘들다 힘들어. 저런 사자상이 여러개 있는데 이것은 임금님이 머무는 곳 가까이 있다고 해서 사자가 귀를 닫고 있단다.
자금성 마지막 코스는 정원이다. 우리나라 궁궐 후원에 비하면 매우 인조적이고 그야말로 딱 뒤뜰에 마련해 놓은 정원 느낌이다.
자금성을 빠져나온 뒤 너무 힘들어서 호텔로 복귀.
에어컨 틀어놓고 두시간가량 달게 낮잠을 잤다.
그리고 일어나서 왕푸징에 있는 진취덕으로 출발
베이징은 택시가 미터기를 잘 켜고 가고 바가지를 씌우는 일도 없었다(적어도 내가 탄 택시에서는)
호텔에서 왕푸징까지는 기본요금.
왕푸징은 차가 다니지 않는 거기라 매우 좋았다.
진취덕 내부의 모습니다. 우리는 이른 저녁시간에 가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지만 한 시간 가량이 지나자 이 식당이 빼곡히 사람들로 채워졌다. 그것도 중국인들로.
식당입구에서 직원이 우리는 자리로 안내했다. 메뉴판을 건네주었는데 영어로도 표기되어 있고 사진도 있었다.
반마리라는 옵션이 따로 표시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half'라고 하자 바로 알아들었다.
두 사람에게 반마리는 딱 적당한 양인 것 같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뒤 오리를 직접 가지고 와 직원이 보는 앞에서 손질을 해준다.
손질한 오리는 껍질, 살코기, 머리(특수부위)로 나누어 접시에 담아준다.
내가 어벙벙하게 있어서 그런지 종업원이 다가와 밀전병에 싸먹는 것을 직접 보여준다.
1. 고기를 집어 소스에 찍는다.
2. 파를 넣는다.
3. 전병을 만다.
4. 먹는다.
베이징덕은 고등학교 중국어 시간부터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
껍질의 식감은 매우 이색적이었다.
기름이 촥 쏟아져 나오는 식감?
대륙의 음식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외국에 가서 음식이 안 맞았던 적이 거의 없는데 베이징덕도 역시 맛있다.
맛있게 식사를 하고 나오는길에서야 발견한 생오리.
오리 진짜 크다.
6시 20분경 식당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 타고 경산공원으로 향했다.
원래는 낮에 자금성에서 나와 바로 올라가려고 했으나 몸이 너무 힘들고 덥고 사람도 많은 것 같아 호텔로 복귀했었다.
경산공원 입장료는 10원. 분명히 최신 가이드북과 다른 블로그에서 2원이라는 것을 보았으니 티켓이도, 매표소에도 10원이라 써있다.
7시경 올라간 경산공원은 한적하고 시웠했다.
비록 스모그로 인해 가시거리가 좋지는 못했지만 자금성을 한눈에 보기에는 충분했다.
사람들이 이렇게 자금성을 향해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자금성을 바라본다.
나도 한시간 가량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자금성의 야경을 기대했으나 걍 어두워졌다.
기다리니 몇개의 건물과 담장에 조명이 들어왔다.
베이징 자체가 인공조명이 적고 야경이랄 것이 없다.
좀 아쉽지만 인공조명이 적은 것은 좋았다.
경산공원은 일몰시간에 맞추어 가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한적하고
시원하니까.
경산공원에서 내려와 호텔로 돌아가는 길
Oasis라는 카페가 있어 쉐이크를 사먹었다.
굉장히 서구화된 카페였다.
베이징 여행은 짧고 굵게 끝났다.
내일이면 또다시 중국 국제항공을 타고 떠난다.
독일로!